728x90
반응형
SMALL
유정·비정
인간·동식물·국토 모두 ‘존극의 중생’닛켄은 불교 정신 짓밟는 반면교사
‘유정(有情)’이란 문자 그대로 ‘정(情)이 있는 것’이다. ‘감정이나 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감각·지각(知覺)을 갖는 것’으로 일체 ‘살아 있는 것’의 총칭이며,
구체적으로는 인간과 동물을 말하고 구역(舊譯)으로는 ‘중생(衆生)’이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인간과 동물에게 ‘중생’이란 말을 썼다. 인도 세계관에는 육도윤회(六道輪廻)라는 사고방식이 있는데, 중생은 업(業)에 의해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인(人)·
천(天)으로 태어난다고 했다. 불교는 이것을 계승했다.
한편 비정(非情)은 ‘유정이지 않은 것’이라는 뜻으로 ‘무정(無情)’이라고도 하며 초목,
산하, 대지 등 ‘감정이나 의식을 갖지 않는 것’을 말한다.불전(佛典)에는
초목, 국토를 ‘중생’에 포함시키는 것도 있다.<관심본존초(觀心本尊抄)>에는
‘비정의 성불(成佛)’이 실려 있는데 대승경에는 초목, 국토에도 불성을 인정하는 경전이
있다.그런데 불계(佛界)는 ‘존극(尊極)의 중생’이라고도 불리어졌다.
그것은 동물, 식물, 국토 모두 인간과 똑같이 ‘존극의 중생’을 포함시킨다고
볼 수 있다.기독교에서는 ‘신(神)과 닮은 모습’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인간뿐이고
인간과 동물, 식물 사이에는 뚜렷한 경계가 있다.나아가 근대철학에서는
그것을 ‘사유(思惟)’하는 정신과 ‘연장(延長)’하는 물질로 구별했다. 거기서는
초목, 국토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의 신체 조차도 물질에 불과한 것이었다.
인간만이 특별히 선택된 존재라고 하면서도 인간을 위한 것이라면 자연 파괴,
동식물의 멸종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최근 생명연쇄(生命連鎖), 생태학 등 사람과
생물(生物), 사람과 자연의 깊은 연관관계가 다시 고쳐 지고 있다.
자연환경의 오염, 동식물의 멸종은 인간 자신의 파괴라는 것과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그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그 근저에 있는 뿌리 깊은
인간의 이기심, 지나친 인간중심주의가 불식되지 않는 한 그 과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해도 또 다른 과제에 부딪치게 된다.
인간 생활이 위기에 허덕이고 있으니까 ‘자연을 소중하게’라는 차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동식물조차 불성을 내재하고 있으니까’라고 생각한다면
함께 산다는 ‘공생(共生)’은 보다 단단한,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결합’으로 변하고 만다.
벚나무 2백80그루를 잘라 버리고, 닛코상인(日興上人)이 심은 수령 6백50년의
묘목을 가진 삼나무를 철거하여 그 묘목 뿌리마저 자르고 대객전(大客殿)을
파괴한 것. 그리고 권위에 매달려 차별을 고집하는 파괴마(破壞魔) 닛켄은
불교 정신을 짓밟는 시대에 역행하는 반면교사(反面敎師: 나쁜 면만을
가르쳐 주는 선생)라는 것이 여기에서도 드러난 것이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