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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의 시대’에 격류 물리치는 불법
‘투쟁의 때’에 출현하는 지용의 보살
다툼을 낳는 ‘차이에 대해 구애되는 마음’
보편주의에 의한 분쟁을 극복하는 힘
니치렌(日蓮) 대성인은 시대와 함께 살고, 시대의 과제에 정면으로 맞선 분이셨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통찰하고, 그것을 구하기 위해
불법(佛法)의 진수를 시대 속에 소생시키는 투쟁을 일으키셨다.
대성인은 “반드시 우선 시(時)를 배울지니라”(어서 256쪽) 등이라고 말씀하시고
불법을 홍통 하려면 ‘때(時)’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신다. 어느 의미에서
‘시대’야말로 대성인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것이다.
“일체가 때에 따르는 것이니라”(어서 1238쪽)라고 말씀하시고 있는 것처럼 ‘때’는 인간과
사회를 끌어들이고 국토와 자연마저 감싼다. 그러므로 인간을 구하기 위한 가르침인 불법
에서 ‘때’의 통찰은 불가결해진다.
대성인은 자신이 사는 시대를 ‘말법의 초(初)’라 하시고 그 말법의 본질을
‘투쟁언송(鬪諍言訟)·백법은몰(白法隱沒)’(대집경의 경문)이라고 포착하셨다.
대집경에서 설하는 ‘투쟁’이란 불법 내에서 분쟁이 빈번해지는 것으로 그 다툼으로 인해
백법 즉 정법이 은몰하는 것이다.
대성인은 나아가 현실의 시대와 사회의 혼란 특히 분쟁에서 분쟁으로 격류처럼
흐르는 시대의 양상을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하셨다.
<관심의 본존초>에서는 “투쟁의 때”(어서 254쪽)야말로 지용의 보살이 출현하여 시대를
구하기 위해 본존을 건립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지용의 보살이란 두말할 나위도 없이
대성인 자신을 가리키지만, 넓게 말하자면 시대에 맞부딪치며 불법을 확립하는 주체자가 바로 지용의 보살이다.
대성인에게는 깨달음이나 성불이라고 해도 개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만
깨달으면 된다는 독선주의를 대성인이 철저하게 타파했다.
또 대성인은 “나는 일본의 기둥이 되겠다”라는 서원을 세우셨는데, 그 일본이라는 나라도
어디까지나 ‘때’라는 조류 속에서 움직이는 국토자 국가며 민중이었다.
입정안국도 단지 한나라만의 안온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그대 모름지기 일신
(一身)의 안도(安堵)를 생각한다면 우선 사표(四表)의 정밀(靜謐)을 기도(祈禱)해야 하느니
라”(어서 32쪽)라고 하신 글월에서 삼가 살펴볼 수 있다.
대성인이 타국침핍난을 경고하고 몽고습격을 빈번히 언급하신 것은 세계 속의 일본, 세계
속의 민중이라는 시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배찰된다.
나는 현대에서 이야기하는 ‘세계사’ ‘세계의 동향’ ‘국제화’ 등은 대성인이 말씀하시는 ‘때’에
통하는 단면이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대성인은 국가를 초월하는 시점을
견지하면서 국가의 안온을 생각하신 것이며, 세계의 움직임 속에서 개인의 행복을
생각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분쟁의 시대’에 그 격류를 물리치는 힘은 무엇인가. 현재 월간
‘법련’에 연재 중인 <어서의 세계>에서 이케다(池田) SGI회장은 만인에게
갖춰져 있는 불성을 여는 일이 분쟁
의 격류를 제지하는 힘이라고 고찰했다.
여기에서 상기되는 것은 석존이 “나는 사람의 마음에 보이지 않는 화살 하나가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라고 설한 내용이다. 이 ‘하나의 화살’이 윤회의 격류를 낳는다고 한다.
일찍이 이케다 SGI회장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강연(1993년 9월24일)에서 이 ‘하나의 화살’
이란 ‘차이에 대해 구애되는 마음’이라고 해석했다.
실로 탁월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분쟁의 격류는 차이에 대해 구애되는 마음에서 생긴다. 여기에서는 지면 관계상 자세
하게 논할 수 없지만, 그 마음을 극복하는 결정타는 바로 불성을 나타내는
법화경의 길이다.
세계시스템론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회학자 월러스틴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에서 일어난
주요 정치적 분쟁으로 북아일랜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분쟁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세가지 중에서 1980년 시점에서는 가장 해결되기 어렵게 보였던
남아공 분쟁이 가장 빨리 해결된 것에 대해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월러스틴은, 만델라 씨가 이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
민족회의 (AFN)가 ‘강한 보편주의 방침’에 따라 운동을 전개한 것을 들고 있다.
백인 위정자가 아파르 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를 편 것과는 반대로 AFN은 인종차별
그 자체를 극복하는 사회를 목표로 보복주의를 배제하고 백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민이라고 주장하며 운동을 추진했다.
그 보편주의에 의해 AFN과 그 지도자 만델라 씨는 도덕적 헤게모니(주도권)를 잡고
국제사회에서 정당성을 획득하고 승리를 얻었다. 이 보편주의에 의한 승리는
차이에 대해 구애되는 마음을 극복한 하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분쟁의 시대’를 극복하는 것은 분쟁을 피해 도망가는 것도 분쟁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하물며 시대에 절망하고 있어서는 무엇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만인의 불성을 믿는 강한 의지로 대화를 추진해 시대에 맞부딪치는 것이 시대를 바꾸는
지용의 힘이다.
사이토 가쓰지 SGI교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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