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어느 한 고을에 형제가 있었다. 많은 자금을 가지고 어느 지방으로 장사를 하러 갔다.
그곳은 아주 더운 곳이라 그다지 풍족하지 못해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반라(半裸)에 가까운 변변치 못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고장에 따라 생활습관은 틀리게 마련이지요. 우리도 저들처럼 변변치 못한 옷차림을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리고 말투도 저들처럼
소탈하고 상냥한 말투를 쓰도록 하죠”라고 아우가 말하자 형은 분연히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외모는 언제나 중요한 것이다. 어떠한 곳에 가건 이제까지 해왔던
대로 훌륭한 옷차림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훌륭한 사람인 것이다”라고.
그러자 아우는 “옛 부터 성자는 변변치 못한 옷차림이더라도 태연자약하지 않았습니까. 외모는 구리와 같이 보이더라도 마음이 황금 같으면 존경받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아우는 한발 앞서 그 지방으로 가서 그곳의 사람들과 똑 같은
차림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지방에서는 매달 보름날 밤에는 행락(行樂)의 모임이 있었다.
사람들은 머리에 향유를 바르고, 얼굴에는 분칠을 하며 리듬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동생은 거드름 피우는 일없이 자연스럽게 그곳 사람들의 무리 속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아우는 사람들로부터 귀여움을 받고 신뢰를 받게 되었고
그 지방의 왕으로부터도 중요한 지위를 받게 되었다.
형은 훨씬 후에 의관을 갖추고, 여러 대의 수레를 거느리고
들이닥쳤다.
예의 바르고 정중한 태도를 지으며, 격식을 차린 말투로 말하면서
사람들의 모습이나 말하는 것을 비판(批判)하는 것이었다.
결국 사람들도 왕도 형을 싫어하게 되었고, 형은 나라 밖으로
추방되었다. 형은 아우에게 말했다. “항상 예의바른 나를 사람들은
싫어하고 비천한 모습의 너를 좋아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아우는 “나는 언제나 부처의 가르침대로 어떠한 사람일지라도 존경(尊敬)하며, 도와주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예의 바른 것은 분명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예의 바른 것은 무엇 때문에 필요한 것인가
.
그것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아무 꾸밈없이 그저 소탈하고 상냥한 태도가 보다 좋은 경우도 있다.
형의 예의 바른 모습은 근본적인 목적을 잃은 것이었다.
그것은 오직 형식적인 것이고 외모를 치장하는 것뿐이며 오로지
자신을 위대하게 보이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변변치 못한 옷차림의 사람들을 예의 바르지 않다고
내려다 본 것이다.
형의 예의 바름이라는 것은 뒤집어 보면 결국 차별의식과 우월감이다.
이와 반대로 아우는 사람들에게 자기를 낮추고 소탈하고 상냥하게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같은 몸차림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아우의 마음속에는 ‘황금’이 있었다.
그것은 부처의 제자로서 아무런 차별 없이 사람들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하려고 하는 진심이었다. 그 ‘황금의 마음’때문에
그는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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