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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행무상
외도(外道)의 논사 삿차카는 석존의 제자 앗사지와 만났다.
“앗사지여, 당신의 스승 석존은 어떠한 가르침을 설하고 있습니까.
” “삿차카여, 스승은 이렇게 제자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모든 행은 무상이다’라고.” “무슨 그런 무서운 것을 말하는가.
그렇게 말하는 석존을 만나 그의 그릇된 생각을 버리게 하리라
.” 삿차카는 석존과 만났다. “석존이시여, 당신은 ‘모든 행은
무상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생장하는 식물이 대지에 의존하는 것처럼 우리는 신체나 의식,
그리고 행에 기본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신체나 의식이나 행이야말로 우리들 ‘자신’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무상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를 부정하는 무서운 가르침입니다.”
석존은 답했다. “삿차카여, 여러 왕들은 자기 나라에서 절대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지요.” “예, 그렇습니다.” “그러면 우리들은 자기의 신체에 관해서, 의식(意識)에 관해서, 행(行)에 관해서,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처럼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지요. 그것들은 확실치 않은 것이고 변화하고 멸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진정한 ‘나’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요.
” 삿차카는 자신의 무지를 부끄러워했다. ‘모든 행은 무상하다’는
한문경전에서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고 번역한다. 유감스럽게도
‘제행무상’은 곧잘 ‘모든 행은 덧없는 것’이라고 해석돼 염세적,
현실도피적인 가르침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본래 ‘행’이란 산스크리트(고대 인도어)의 ‘산스카라’,
바리어(고대 인도어)의 ‘산카라’의 번역으로, 의미는 ‘작위적(作爲的)으로
만들어진 것’ ‘습관’ ‘상식’을 뜻한다. 즉 ‘제행무상’이란 세간에서
상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결코 진실은 아니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덧없는 것이라는 의미다. 우리들이 ‘나’라고 파악하고 있는 것도
세간적인 관습(慣習)이나 상식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항상 변하며,
무엇보다도 ‘죽음’으로 멸해간다.
즉 우리가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신체나 의식은 ‘죽음’을 피할 수
없으며 완전히 자기의 손에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석존은 그와 같이 다만 뭔지 모르게 세간에 맞추어서 살고 있는 생활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를 지적한 것이다. 석존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항상 자기를 되돌아보며 반성하고 자기를 닦아 나아가는
행위 속에서 무상을 넘은 진정한 자기가 출현하는 것을 가르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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