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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는 운명적 공동체
실로 무시광겁(無始曠劫)의 계약(契約)·상여사구생(常與師俱生)의
이치(理致)라면 니치렌(日蓮)이 금번 성불(成佛)할 것인데 귀하는
어찌 서로 떨어져 악취(惡趣)에 타재(墮在)하시겠느뇨. (어서 1342쪽)
통 해
참으로 시작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장원(長遠)한, 옛날부터 약속한
‘어느 세상이든 항상 스승과 함께 태어난다’는 원리대로라면 니치렌이
이번에 성불을 하는데 어째서 당신이 니치렌과 서로 떨어져 지옥,
아귀, 축생이라는 삼악도에 빠지는 일이 있겠는가.
스승과 제자는 불법(佛法)의 궁극적인 원리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윤리도덕에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사제불이(師弟不二) 원리에 변화는
없다. 불법에 사제가 없으면 깊은 철리를 체득하는 일은 불가능하며
지도가 없으면 미망(迷妄)에 빠진 자신에게 벗어나는
일은 어려운 법이다.
불법의 사제관계는 소위 봉건적인 사제관계가 아닌 최고로 인간적인
연대다. 스승의 가르침과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제자는
없을 것이며, 더구나 불도(佛道)를 지향하는 이상 스승이 하는 말씀을
완수하고 싶다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깊이다. 관념적이라든가 다른 사람의 일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색하고 행동하면서 진지하게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불도의 성취는 정해진다.
이 글월에 단적으로 나타난 것처럼 스승과 제자는 말하자면 운명적
공동체라고도 해야 할, 구원원초부터 불가사의한 연으로 맺어진
사이다.
그것을 어디까지 자신의 일로 감득할 수 있는가라고 불법은 지극히
준엄한 과제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스승과 운명을 함께할 결의, 학회와 운명을 함께할 일념이 정해진다면
사소한 일로 흔들리며 소란 피우는 어리석음은 절대 범하지 않는다.
우리는 진정 생명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일념인지 아닌지 생각하며
자신의 모습과 언동에 유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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